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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일상은 바쁘게 흘러갑니다. 회색빛 건물과 도로, 가로수 몇 그루가 전부인 풍경 속에서 우리는 종종 ‘자연’이라는 단어를 잊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세종시 한복판, 국립세종수목원에서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름부터 매혹적이었죠. “다시 태어나는 숲(RE:BORN)”. 숲이 소멸했다가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니, 그 안에는 어떤 작은 생태계가 숨 쉬고 있을까 궁금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서울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조금 멀다고 느껴지는 곳. 하지만 도착과 동시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가슴깊이 편안함을 느끼실 겁니다.

 

국립세종수목원
국립세종수목원, 비바리움 전시, 다시 태어나는 숲


작은 유리병 속에서 만난 거대한 이야기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투명한 유리병 속에 자리 잡은 작은 숲이었습니다. 테라리움, 비바리움, 팔루다리움이라는 이름을 가진 다양한 생태 공간들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 테라리움은 식물이 주인공인 작은 숲. 이끼, 고사리, 작은 난이 유리벽 안에서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 비바리움은 동물과 식물이 함께하는 살아 있는 생태계. 작은 곤충과 파충류가 식물 사이를 오가는 모습이 신비로웠습니다.
  • 팔루다리움은 물이 흐르고 수생식물이 자라는 공간. 마치 열대 우림 속 작은 습지를 들여다보는 듯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가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작가들이 투명한 유리 안에 재현한 것은 ‘숲의 축소판’이자 ‘지구의 축소판’ 같았습니다.


사라짐과 회복, 그 경계에서

이번 전시의 주제는 “숲의 소멸과 회복”입니다. 작품들을 둘러보면서 마음 한편이 묵직해졌습니다. 울창했던 숲이 사라지고, 빈 땅이 되고, 그곳에 다시 푸른 숨결이 돌아오는 과정을 작은 유리병 속에서 바라보는 일은 생각보다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숲은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다시 태어날 수도 있다.”
작품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깊었습니다. 기후 위기, 산림 파괴, 도시 개발…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상징적으로 압축해 보여주고 있었죠.


참여형 전시의 매력

이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감상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작은 숲 만들기’ 프로그램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손바닥만 한 유리병 속에 흙을 담고, 식물을 심고, 이끼로 덮으며 나만의 작은 숲을 완성하는 과정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작은 생태계를 책임지는 기분을 느끼게 했습니다.

또한 플리마켓 ‘테라리움 문화 페스타에서는 테라리움 키트, 반려식물, 정원 소품 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에서 받은 영감을 곧바로 집으로 가져가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았어요. 가족 단위 방문객, 특히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체험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순간들

전시장 곳곳에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투명한 유리 안에 담긴 숲은 그 자체로 예술이었고, 사진으로 남기면 또 다른 감성이 전해졌습니다. SNS에 올리기 좋은 풍경이라 관람객 대부분이 카메라 셔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작은 숲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사진 속에 담긴 작품은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낯설면서도 따뜻한 풍경이었습니다.


방문 팁

  • 기간: 2025년 9월 13일 ~ 12월 31일
  • 장소: 국립세종수목원 중앙홀, 사계절전시온실
  • 추천 시간: 평일 오전이나 오후 이른 시간대 방문 시 여유롭게 관람 가능
  • 체험 행사: ‘작은 숲 만들기’ 등 일부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이 필요할 수 있으니 공식 홈페이지 확인 필수
  • 준비물: 사진 촬영 기기, 식물 구입 시 활용할 작은 가방

숲은 다시 태어난다

전시장을 나서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유리병 속 생태계는 한정된 공간에서 조심스레 균형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마치 지구와 닮아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행성 역시 무너질 수도, 다시 회복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었습니다.

‘다시 태어나는 숲(RE:BORN)’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제안이었습니다.
숲은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우리가 함께할 수 있습니다.

국립세종수목원에서 만나는 이번 전시는, 자연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울림과 큰 영감을 선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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