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문을 기다리는 가을밤 — 불빛과 단풍 사이, 우리의 발걸음을 위한 자리.
야간개장의 문이 열리는 순간은 빛이 공간의 의미를 바꾸는 시간입니다. 낮에 익숙하던 풍경은 해가 기울면서 천천히 결을 드러내고, 단풍나무숲길 위로 얹힌 조명은 걷기의 속도를 바꾸죠. 우리는 아직 이 길을 직접 걸어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그리고 더 천천히, 이 밤을 상상하며 한 걸음씩 맞춰 보려 합니다.
핵심 일정
2025.10.10 ~ 11.09 · 금·토·일 · 18:00~21:00
— 같은 자리를 두 번 바라보면 밤의 표정이 달라집니다.
빛으로 다시 읽는 공간 — 미디어파사드
겨레의탑 외벽에 펼쳐지는 미디어파사드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공간 해석의 언어입니다. 멀리서는 전체의 호흡을, 가까이서는 표면의 결을 읽어 보세요. 화면을 꽉 채우기보다 반 걸음 물러설 때 빛과 어둠의 경계가 부드러운 층을 만들고, 사진에도 음악의 호흡이 묻어납니다.
하늘의 문장 — 드론쇼
일정 시각이 되면 하늘 위에 드론쇼가 문장을 씁니다. 규칙적인 군무는 음악의 박자와 만날 때 이야기가 됩니다. 이때는 기록보다 기억을 선택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화면을 잠시 내리고 눈으로 따라가면, 장면이 아니라 시간 자체를 담게 되니까요.
걷기의 온도 — 세 시간의 리듬
18시 전후, 남색이 남은 하늘과 조명이 겹치는 시간엔 모든 것이 부드럽습니다. 19시 이후에는 대비가 뚜렷해져 다른 표정이 생기죠. 그래서 우리는 같은 자리를 두 번 지나가기로 합니다. 빠르게 채우는 목록보다, 한 장면을 길게 보는 머무름의 리듬을 택합니다.
“함께 걷는다는 감각은 같은 속도에서만 생기지 않습니다.
서로의 속도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태어납니다.”
배려가 만드는 밤 — 관람 에티켓 한 줌
하이라이트 구간에서는 잠시 정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 땐 시야 확보와 안전 간격을 우선에 두고, 앞사람의 어깨 너머로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는 예의를 지켜요. 유모차·휠체어 동반 관람객이 있다면 반 걸음 물러서 길을 만들어요. 작은 배려가 모이면 밤 전체의 온도가 달라집니다.
기간: 2025.10.10 ~ 11.09 (5주) · 요일: 금·토·일 · 시간: 18:00~21:00
프로그램: 미디어파사드 · 드론쇼 · 음악회 중심 — 본행사 집중 운영